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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부암리…며느리 바위
 글쓴이 : 팔공동화
작성일 : 15-04-10 18:42
조회 : 809  
아주 먼 옛날. 황해도 옹진군 부민면(富民面) 부암리(婦岩里)라는 마을에
만석군 김부자 영감이 살고 있었다. 그는 성품이 교활할 뿐 아니라 인색하기로
소문이 나서 동네 아이들까지도 그를 「딱정쇠 영감」이라고 놀려댈 만큼 구두쇠였다.
한가위가 지나고 추수도 끝난 어느 가을날. 육칸 대청에 삼중 대문의 큰 집에
살고 있는 김부자는 광에 가득 쌓인 볏섬을 둘러보며 매우 흐뭇해 하고 있었다.
이때 대문밖에서 목탁 소리가 들려왔다. 시주하러 온 탁발승에게 쌀톨이나 내놓을
김영감이 아니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목탁소리가 귀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안에 누구 없느냐?』     『……』     『거 아무도 없느냐?』 넓은 집안에서
식솔들 어느 누구도 아무런 대답이 없자 김영감은 화가 머리 끝까지 솟았다.
얼른 대령해도 시원치 않을 터인데 몇번을 찾아도 아무 대답이 없으니 그럴 만도 했다.
낯을 붉히며 언성을 높여 다시 소리를 지르자 얼마만에 안으로 통한 장지문이 열리며
며느리가 나왔다. 『다들 뭘 하길래 네가 나오느냐?』『아범은 밖에 나가고 돌이 어멈은
산에 올라갔습니다.』『음─.』 김영감은 자못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스님시주.jpg
『밖에 거지 녀석이 온 모양이다. 가서 줄 것이 없다고 돌려 보내라.』
『아버님 거지가 아니오라 시주를 얻으러 온 스님입니다.』
『스님? 스님은 무슨 스님이란 말이냐? 아뭏든 저 목탁과 염불 소리가 듣기 싫으니
어서 물러 가라고 일러라.』 김노인은 장죽을 몇번 빨더니 다시 다그쳤다.
『아니, 왜 멀거니 섰느냐?』『아버님, 시주를…』『시주를 해야 한다는 말이냐?』『네.』
김부자 영감은 며느리 말을 듣고 한동안 장죽만 뻑뻑 빨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던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옳지 그래. 추수를 무사히 끝냈으니 시주를 할 만도 하구나.
이왕 할바에야 듬직하게 해야 할게 아니냐!  얘 아가, 너 외양간에 가서 쇠똥을
잔뜩 긁어 오너라.』『아버니, 쇠똥을 어디에 쓰시려구요?』 『다 쓸데가 있느니라.』
『아버님 혹시…』『글쎄 어디다 쓰던 넌 어서 쇠똥이나 긁어오도록 해라. 어흠∼』
김영감은 큰 기침을 하며 재떨이에 장죽을 탕탕 털었다.

윤씨 부인은 마음에 집히는 바가 없지는 않았으나 시아버지 분부를 거역할 수 없었다.
외양간에서는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으나 윤씨 부인은 코를 막은 채 쇠똥 한 삼태기를
담아 대청 앞 댓돌 아래 내려 놓았다. 『아버님, 쇠똥 긁어 왔습니다.』 김영감은 김이
무럭무럭 나는 쇠똥을 보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큰 쌀자루에 쇠똥을 담았다.
그러더니 그 자루를 들고 대문으로 나갔다. 스님은 그때까지 염불을 외우고 있었다.
『여보슈, 어디서 온 스님이오?』『예, 구월산 월선사(月仙寺)에서 온 시주승입니다.』
『먼길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소. 자, 이건 내 정성이니 받으시오.』
『감사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 스님은 쇠똥이 들어있는 쌀자루를 받아들고
천천히 동구 밖으로 사라졌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윤씨 부인은 죄책감을 느꼈다.
그녀는 급히 광으로 가서 쌀을 두 되쯤 퍼들고 급히 스님을 쫓아갔다.
『스님∼ 스님∼ 저좀 보셔요.』 『왜 그러시오, 부인?』『그 쌀자루는 저를 주시고
대신 이 쌀을 받으셔요. 아까 그 쌀자루 속엔…』『허허, 이미 알고 있읍니다.』
『아셨군요, 스님. 용서하셔요. 아버님은 본래 나쁜 분이 아니라 장난을 좋아하시다
보니 그렇게 되었읍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관용으로 용서하여 주옵소서.』
『김부자댁 내에 이토록 고매한 분이 계시다니…』

윤씨 부인의 덕스런 인품에 감탄을 한 스님은 그녀를 도와 주겠다며 다음과 같이
일러줬다. 『오늘 저녁 이 마을에 큰 재앙이 있을 것입니다. 큰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식구들에게 알리지 말고 곧 집을 떠나 앞산으로 올라가시오. 가는 길에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나도 뒤를 돌아보면 안됩니다. 산에 다 오른 뒤에는 괜찮으나,
중간에 뒤를 돌아다 보는 것은 절대 안됩니다.』말을 마친 스님은 입속으로 염불을
외우며 산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윤씨 부인은 갑작스런 말에 얼떨떨했으나
스님의 말에 따르기로 결심을 했다. 그날 저녁. 스님의 말대로 하늘에 검은 비구름이
덮이더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윤씨 부인은 낮에 스님에게 들은 이야기를
식구들에게 알릴까 망설이다 그대로 집을 나와 앞산으로 향했다.
 
대피하는 며느리.jpg
 
「우르릉 쾅」 번개와 천둥이 마치 천지를 개벽할 것만 같았다. 『사람 살려∼』
『여보, 나좀 살려줘∼』 마을 사람들의 아우성 속에 남편의 소리도 들리는 듯했으나
윤씨 부인은 스님의 말대로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산을 올랐다. 윤씨 부인이
산중턱까지 왔을 때였다. 마을 한 부분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남편과 시부모의
비명이 그녀의 귓전을 스쳤다. 『얘, 아가야 아가야∼』  『여보∼ 나좀 살려줘∼』
그 소리는 처절한 울부짖음이었다. 순간 윤씨 부인은 스님의 당부도 잊은 채
고개를 돌려 마을 쪽을 내려다 봤다. 『어머, 우리집이…』
마을은 황토물 바다가 되어 있었다. 『여보∼ 아버님∼』 그녀는 목이 터지게
남편과 시아버지를 불렀으나 어느새 사람의 소리는 간 곳이 없었다.
윤씨 부인은 아픈 가슴을 어쩌지 못한 채 다시 위로 발길을 돌리려 했다.
그 순간 부인의 발이 무겁고 감각이 둔해지는 것이었다.
발을 내려다 본 윤부인은 그만 「아악∼」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발은 바위로 변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온 몸이 바위 형체로
변하고 말았다. 착한 마음으로 시아버님의 죄를 씻으려던 윤부인은 산을 오르다
뒤를 내려다 보는 모습 그대로 바위가 되어 세월의 풍우에 시달리고 있다.
그후 마을은 며느리 바위 동네라 불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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